수 세기 동안 영어는 반인류의 숙적인 것 같습니다. 잊을만하면 괴롭히기도 하고 일단 보면 바짝 긴장부터 하게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유명 유튜버들이 말하는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을 모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장 필요하지는 않더라도 일단 들어두면 서서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야와 사고가 넓어지는 팁들이 곳곳에 들어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영어 발음 자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잘 안 들리고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머릿속 회로에 넣기 때문에 복잡하게 느낍니다. 우리의 뇌는 친숙한 단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걸러 버리기 때문에 발음을 잘못하면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한번 해봐서 안 되는 일을 심기일전해서 다시 덤비고 해도 또 안되면 뇌가 그것을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포기하게 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겁니다.
시험 점수를 위해 영어 공부를 시키는 한국의 교육과정에서는 발음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강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문법이 뛰어나고 영어 성적이 좋아도 실전에서 상대방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지속할 수 없다면 영어를 잘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경험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적어도 원어민들에게는 편한 악센트와 발음으로 대화를 즐기는 일이 우리가 받아온 교육과는 달리 더 중요합니다. 유튜버 김영기 님의 채널에서 소개된 것과 같이 Do you know that?이라는 짧은 문장 사이에 3개의 스탑 사운드, 사잇 발음이 있다는 교육을 받지 못한 채로 우리는 영어 말하기를 배웠습니다. 이영시 채널에도 소개됐던 것처럼 한국어 식으로 으, 아 소리를 넣기 편해하는 습관 때문에 잘못된 발음을 창조해서 새로운 언어체계를 만듭니다.
영어 발음하는 방법을 비밀번호라고 가정을 한다면 자물쇠를 잠그고 비밀번호를 여는 일도 그냥 열린 문을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인데 그 비밀번호를 풀기 위한 암호를 나만의 잘못된 습관을 더 추가함으로써 암호를 한번 더 입히는 과정을 추가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가는 원어민들보다 시간도 더 걸리고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Mcdonald's를 가타카나식 표기 때문에 마꾸도나루도라고 하는 일본어 발음이 우습게 들리는 이유가 원래 정보에서 전혀 다른 정보가 만들어진 것뿐만 아니라 아무 쓸모도 없는 0의 가치의 단어를 새로 익히기 위해 따로 시간과 인생을 낭비하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영어공부라는 단어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지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 된 정곡을 찔러 한번에 무너뜨리러 가보자는 의지가 불끈 솟는 말이 아니라 잘못된 방법과 정보와 다시 싸우러 나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말싸움 조차 안 되는 상대와 마주하러 가는 기분이랄까요? 아예 무시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학이 어려운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에 있는 현상의 일부를 규칙으로 만들어 플레이하는 게 수학인데 예외가 나오거나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접근을 하면 무너지는 겁니다. 1+1은 항상 2다라고 규정하는 것부터 받아들이면 계속해서 어떤 현상을 특정 방법으로 보기로 약속하는 겁니다. 계속 그걸 외우고 연습하다가 중간에 잠깐 쉬거나 헷갈리면 포기 말고 다른 방법이 없게 됩니다. 이처럼 영어 학습법도 어떤 문법과 같은 틀을 가지고 보면 위태위태 합니다. 언젠가 반드시 한번 이상은 무너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일에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관점과 타이밍입니다. 유튜브만 보더라도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대충 하다가 나중에 성공하면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주류지만 알고리즘 상 첫 번째 영상과 구독자 100명, 1000명일 때 영상이 성공을 좌우하기 때문에, 초반에 외롭고 힘들지만 양질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영어 공부를 할 때도 4 형식, 5 형식, 문법, 독해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또한 자연현상으로 보고 내 삶에 떡칠이 되도록 좀 더 내버려 둡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바로 뛰지도 못하고 입과 손을 통해 세상을 천천히 탐색하듯이 그냥 서툰 상태로 따라도 해보고 글을 읽기도 해 보고, 써보기도 해 보면서 '해볼 만하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아마 이래서 어린아이들이 언어 습득을 어른보다 쉽고 빠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패션을 좋아하면 패션 관련 영어잡지를 보거나 팝송을 좋아하면 듣고 흥얼대면서 필요할 때 조금씩 단어를 찾고 나중에 어려운 내용을 공부해보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일단 좋아하는 단어나 분위기를 처음 이해하기 시작하면 무의식적으로 언어를 습득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인이 되어 중국에 처음 갔을 때 영어와 비슷한 어순의 중국어를 쓰는 중국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영어를 잘할 거라 생각하고 중국어는 한마디도 못함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식당부터 간 적이 있습니다. 마침 볼일이 급해져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영어로 당당하게 질문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께도 티슈라는 말과 함께 바디 랭귀지를 섞으면 화장실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았을 텐데 식당 안에 대학생을 비롯한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과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그냥 중국어를 받아들이고 한번 의사소통을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을 때에야 한국어에도 많이 있는 한자어부터 들을 수 있었고, 서서히 조금씩 대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체류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중국어를 쓸 수 있는 이유가 그렇게 반 포기하는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지인분이 너는 영어를 하기 때문에 다른 언어도 쉽게 받아들이나 보다 라는 말씀을 하셨었는데요. 저는 그 나라 문화를 즐기며 그 나라 사람들이 소통하려는 노력이 먼저 되었을 때 쉽고 빠르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시험을 위한 영어를 할 필요가 없는 성인이 된 여러분들도 학창 시절 해왔던 영어 공부법에서 접근을 달리하실 수 있다면 충분히 영어를 마스터하실 수 있다고 믿는 부분도 이 부분 때문입니다. 먼저 그 사람의 문화를 이해해주고 사랑을 담아 대화할 수 있는 상대부터 찾는 것입니다. 팬데믹 때문에 또는 환경 때문에 여의치 않다면 멘토나 스승, 친구를 온라인을 통해 찾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경제, 돈 버는 법에 관심이 많고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하다면 게리 베이너척의 말을 즐겨 들어 보는 것도 시작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학창 시절에 지독하게 공무만 하던 한 친구가 어느 날 역사 선생님께 드리는 선물을 준비해온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 만한 친구도 아니었기에 의아해서 물어보니 도저히 역사가 안 외워지고 어려워서 억지로 역사 선생님을 좋아해 보기로 했다는 겁니다. 그 사람을 좋아하면 그가 가르치는 과목에도 애정이 생겨 좀 더 수월하게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라 계산했다고 하면서요. '와, 이 친구 괴짜다'라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효과가 좋았습니다.
확실히 영어권 국가 사람들과 온오프라인으로 자주 마주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 여러분에게도 이 같은 효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의 대사나 노래 가사를 따라 해 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도 애정을 갖고 하는 것과 아닌 것의 효과는 천지차이입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덜하고 푹 빠질 만큼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면 효과가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도 됩니다.
영국으로 2년간 유학을 다녀온 한 친구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토플 ibt 시험을 봤는데 한 개 틀린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점수로는 120점 만점에 118점이었나 그랬을 겁니다. 이거는 원어민도 어려운 점수인데 어떻게 한 거냐 했더니 영국에서 한 백인 친구와 연애를 했다는 겁니다. 사랑에 빠지니 그 사람이 하는 말 한마디도 놓치기 싫었고, 언어 하나하나의 느낌과 감정까지 알고 싶어서 그랬다는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덤비니 되더라는 겁니다. 제가 본 영어를 정복해낸 한국인 1호였습니다.
누구나 제2 외국어를 6개월 안에 배울 수 있는 5가지 원칙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크리스 론스데일도 슬프고, 화나고, 걱정되고, 열 받는 심리상태보다 알파파가 나오는 호기심 넘치는 상태에서 훨씬 빨리 배울 수 있고, 모호한 관념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영어를 좋아하지 않고 문화를 알고 싶지도 않으며, 작은 디테일까지 궁금하지 않다면 영어를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가가 엄마에게 무한 애정을 주며 엄마의 말과 행동을 궁금해하고 엄마를 무조건 따라 하느라 엄마의 언어를 배우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 내 영어실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지금까지 학교나 학원, 과외수업을 통해 배웠던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적으로 writing이라고 생각합니다. 모국어인 한국어도 마찬가지지만, 대학에 가서 리포트를 작성하기 전까지 우리는 일상에서 작문 자체를 잘 안 합니다. 그런데 전에 글쓰기에 대한 영상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배우고 읽는 인풋의 과정 끝에 아웃풋인 쓰기를 하지 않으면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실력 향상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입니다.
처음에 영어로 글을 써보면 눈이 배꼽에 가있거나 팔, 다리 하나가 없는 희한한 문장을 만들기도 하고, 그야말로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산물일 것입니다. 그러면 어디 절대 안 내놓으면 그만입니다. "아니, 영어 잘하려면 섀도잉 하고 똑같이 따라 하기만 하면 외워지는 거 아니야? 그거 시간이 없어서 내가 못하는 건데 뭔 작문까지 바라는 거야?"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흔히 알려진 영화 스크립트를 100개 외우거나 자주 쓰는 표현을 능숙하게 쓰는 수준이 되면 확실히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서툰 영어 글쓰기를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특히 어휘를 새로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일단 써놓으면 듣거나 말하는 것처럼 어디 도망가버리지 않고 눈앞에 계속 그대로 있기 때문에 조금씩 문장을 고쳐보면서 영어식 생각과 훈련을 지속할 수도 있게 됩니다. 바탕 화면에 폴더를 만들어서 날짜별로 작문을 해서 모아둔 다음 며칠 혹은 몇 달이 지나서 다시 열어보고 퇴고를 하면서 실력을 점검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어려운 단어로 바꿔볼 수도 있고, 유의어 표현이나 다른 문장을 추가해보는 등 자연스럽게 실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막연히 작문하는 것이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은 영화에 한글 자막을 이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영화 한 편 이상은 있으니까 그걸로 시작해보시면 됩니다만, 난이도에 따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자막부터 활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I am a boy, You are a girl을 써놓고 깜빡이는 커서만 쳐다보는 분들을 위한 팁입니다.
자막 파일은 주로 srt 파일인데, 파일명 변경을 누르고 txt로 변경만 하면 됩니다. 여기서 한글 자막 부분만 긁어와서 워드 문서에 옮겨주는 겁니다. 그리고 긁어온 한국 자막을 바탕으로 영어로 작문을 해보는 겁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글이 써질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누가 보는 거 아니니까 일단 지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이게 맞는지 아닌지는 영문 자막을 참고해도 좋고 우리의 가장 좋은 선생님 네이버 파파고를 이용해서 한 줄씩 확인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글쓰기란 읽기, 듣기, 말하기 능력을 베이스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말 자체가 대사이기 때문에 다라서 말도 해보고, 연기도 해보고, 표현이나 단어도 익혀보면서 즐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실력이 늘면 에세이나 paper, 보고서도 작성해보고 머릿속에서 영어식 사고가 흐르도록 단계를 업그레이드하시면 됩니다. 매일 힘들다, 어렵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도록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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