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고, 그것들의 진위를 가리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오늘 영상을 통해 정보의 진위를 트랩에 걸리지 않고 가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실 겁니다.
오늘 이 개념을 습득하시면 마치 빨간약을 먹고 세상을 보는 눈을 뜬 매트릭스의 네오 같은 자비스와 소통하는 토니 스타크 같은 효과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특히 내 주변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또 나를 타깃으로 한 toxic marketing, 독성 마케팅으로부터 자유하실 수 있게 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서 사람을 주목시키기 위해서는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것이 아니면 좀처럼 멈춰 서서 집중하게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원하는 돈이라는 주제로 돈 버는 법, 10억 연봉, 월 천만 원과 같은 키워드로 이루어진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돈 버는 법, 10억 연봉이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키워드 뒤에는 잘 짜여진 뇌과학적 공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연상 네트워크입니다. 정리하는 뇌에서 소개된 개념입니다.
연상 네트워크에 관해 간단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면 빨간색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관련된 것들이 생각나는 원리입니다. 고추장, 매운 떡볶이처럼 말입니다. 꼭 빨간색이라는 단어가 고추장, 매운 떡볶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추장이란 단어를 떠올리기 원한다면 연상 네트워크를 사용해서 고추장과 관련된 단어를 심는 것을 통해 고추장을 연상시킬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는 실험에서 자동차 사고 영상을 보여준 후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 질문을 할 때 '두 자동차가 접촉했을 때 얼마나 빠른 속도였습니까?'라고 질문했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두 자동차가 충돌했을 때 얼마나 빠른 속도였습니까?'라고 '충돌'이라는 단어의 강도를 달리해서 질문했습니다. 동영상 시청 후 속도를 물어보는 것처럼 하면서 한 그룹에게는 접촉이란 단어를 심어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충돌이라는 단어를 심어둔 것입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실험 참가자들에게 다시 질문을 했습니다. '동영상에 유리가 깨진 장면이 있었나요?'라고 말입니다. 그 결과 일주일 전에 충돌이란 단어에 노출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유리가 깨졌다고 말하는 경우가 2배 많았다고 합니다. 실제 영상에서는 유리가 깨지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수완이 좋은 변호사는 이것을 이용해서 어떤 아이디어나 기억을 배심원, 판사에게 이식함으로써 재판이 자신의 고객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게 한다고 합니다.
윌 스미스의 영화 포커스에서 윌 스미스는 타깃으로 한 사업가가 특정 번호에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 몇 가지 시각적 자극을 위한 작업을 하고, 마침내 그 상대를 틀리게 넘어오도록 만듭니다. 과장된 부분이 있기는 해도 현실에서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화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하게 해 보겠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윌 스미스는 악당같이 생긴 돈 많은 아시아인에게 게임을 제안합니다. 미식축구 VIP 관람석에서 그 사람이 망원경을 통해 많은 선수들의 등번호 중 하나를 고르면 그 등번호를 윌 스미스 자신이 아닌 여자 주인공 마고로비가 망원경을 통해 보고 맞추는데 큰 액수를 거는 겁니다. 그리고 마고 로비는 그 아시아인 사업가가 염두한 등번호 숫자를 맞춥니다.
무사히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마고로비가 윌 스미스에게 어떻게 했냐고 방법을 물어보니 무의식 중에 그 아시아인 사업가가 특정 숫자를 하루 종일 계속 보도록 세팅을 해뒀다고 합니다. 호텔 복도의 샹들리에, 엘리베이터, 도어맨의 배지 번호, 로비, 길거리 사람들의 팻말, 광고판, 양복 행커칩의 문양까지 말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청각 자극까지 준비를 했습니다. 중국어로 숫자 5는 wu라고 하는데, 비슷한 발음이 나는 영어 단어 중 woo라는 소리가 124번 들어간 Symphathy for the devil이라는 노래를 틀어놨다고 합니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얼굴의 남자가 55번 등 번호를 달고 있으면 그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프라이밍을 통해 사람들의 뇌리를 자극하고 무의식 속에 노출시키면서 사람들을 움직이도록 선동하고 선전했던 겁니다.
10억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것쯤은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연봉 10억이라는 키워드를 들으면 누구나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몇몇 유튜버들이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10억을 외치고 다녔다면 아주 굉장히 힘들고 욕도 많이 먹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10억 벌기라는 주제와 키워드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노출이 된 상태이고, 한국의 부동산과 경제력이 많이 올라서 일반인이 10억을 번다는 말이 통용될 수 있는 범위 내에 들어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자, 그럼 우리가 10억 키워드에 어떻게 앵커링이 되는지 원리를 요약해보겠습니다. 10억이라는 자산을 6,70세가 되어 벌었다가 아니라 30대에 이루었고,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루었다고 하면 연상 네트워크가 발동됩니다. 젊은 나이, 10억, 자수성가의 키워드만 던져줘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와 관련된 연관 단어들이 계속해서 생산이 되고, 영화가 상영되듯 소설이 써내려 져 갑니다. '아, 어쩌면 내게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신념화 단계에 접어들고, 정도의 차이에 따라 마치 그것이 자신의 자아인 것처럼 착각까지 하게 됩니다.
지금 광고하고 있는 클래스 101, 탈잉 등에도 월 천만 원, 연봉 10억, 부자의 심리학과 같은 코드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그들이 벌어들인 연봉을 확인할 여유도 없이 너도나도 돈이 되는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콘텐츠가 얼마이든 소비부터 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면 남들이 다 따라 하기 전에 해야 된다는 생각에 갇혀버리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10억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깨버리고, 희망을 저버리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겉에서 보면 다 같은 하얀 눈이지만, 들여다보면 똑같이 생긴 결정체가 하나도 없는 눈꽃송이처럼 여러분 각자 고유의 능력과 분야가 있는데도, 그것을 발견하고 발굴하지 못한 채 다른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부분을 주의하셔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만약 10억 연봉이라는 키워드가 독성 마케팅으로 활용되어 여러분께서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쫓기듯 '한번 당해 보자'라는 식의 결론이 날 것 같다면, 여러분은 반드시 자유할 수 있는 카운터 펀치를 갖고 계셔야 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10억이라는 앵커링에서 벗어나는 법, 범주화입니다. 지금 보고 있는 마케팅 광고가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여부를 알고, 톡식 마케팅의 독성을 해독하기 위해서 여러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 범주화인 것입니다.
영어권 사람들이 중국, 싱가포르, 한국 사람들처럼 돈에 목숨 걸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범주화가 잘되었기 때문입니다. 행복과 돈의 상관관계에 엮여 앵커링이 되고 연상 네트워크화되지 않고 돈, 행복을 따로 범주화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선진국의 노후 시스템이 좋고 개인차가 있는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요.
미국 아이들이 영어를 배울 때 어릴 적에는 vocabulary, 단어라는 책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학년 때는 오히려 site words라고 해서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문법적 분류 없이 익히도록 훈련받습니다. 새로운 단어가 있다면 글에서 소개된 정의와 의미 정도만 익히고 단어에 대해 깊이 배우지 않습니다.
미국 학년으로 3학년이 되면, vocabulary라는 단어책으로 단어를 따로 배우게 되는데 단어를 최소 14개의 항목으로 나눠서 개념을 익히게 됩니다. 그중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classification, 분류입니다. 먼저 화면에 뜬 단어를 보시고 어떤 종류의 단어인지, 어떤 단어가 그룹에 속하지 않는지 맞춰보는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이 단어들 중 나머지 세 개의 단어에 속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이 너무 쉽죠? puppy입니다. 동물과 직업으로 단어를 분류하면 정답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한번 더 해보겠습니다. 이 단어들 중 그룹에 속하지 않는 단어 하나는 무엇일까요?
얼핏 보면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단어들을 신체라는 주제로 분류하면 모든 단어가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체라고 분류하면 finger라는 단어가 다른 그룹에 속한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산발적으로 뜻만 막 외우지 않고 분류법을 통해 단어의 종류를 파악한 후에 몰랐던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학습법입니다.
방금 두 번째 그룹에 나열된 단어들을 보셨을 때 신체라는 분류법에 꽂혀있었다면 절대로 finger라는 단어를 걸러낼 수가 없으셨을 겁니다. 바로 이런 분류법을 기반으로 한 것이 범주화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10억 연봉 키워드에 대해 범주화해보겠습니다. 10억 연봉이라는 키워드를 카테고리 화해서 범주화한다면 10억대 연봉을 벌 수 있는 직업군들을 조사해서 나열하면서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고려하여 능력대별로 나열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세분화하면 30대에 10억을 버는 사람들 중 어떤 직업군이 연봉 10억을 버는지도 범주화할 수 있습니다. 30대에서 10억 연봉을 가진 사람들의 직업을 분류하면 외식 프랜차이즈업, 앱 개발자 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수성가 키워드를 범주화한다면 어떤 직업들이 자수성가할만한 직업인지 뿐만 아니라 자수성가라는 개념이 어디까지 적용된 말인지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이 성공할 때까지는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것을 포함하는 것인지, 월급 받으면서 단칸방 월세 생활을 하는 것부터 포함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범주화란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억 연봉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면 당연히 이에 반응할 사람들의 연령과 유형까지 자연스럽게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에 따라 타겟팅을 하기도 쉬워집니다. 10억 연봉이라는 슬로건으로 인해 열등감을 느끼고 감정을 상하게 함으로써 내 머릿속에 더욱 강력하게 자리 잡히도록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toxic marketing으로부터 한 걸음 뒤로 물러난 객관적인 시야를 갖기 위한 범주화의 방법은 지혜가 꽉 찬 80세 노인처럼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교육을 많이 받은 8, 90세 노인을 한국에서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스미스 할아버지가 있다고 가정하고 떠올려 보십시오. 스미스 할아버지가 올드하고 요즘 트렌드를 모를 수는 있지만 어느 연령대의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어떤 것이든 본질을 꿰뚫어 보고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할아버지께 드라이브 쓰루라고 하면 모르실 수도 있지만,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음식을 받는 시스템이라고 하면 금방 이해하실 겁니다. 또 할아버지께 30대에 연봉 10억이라고 이야기하면 너무 모호해서 대화거리가 잘 안될 수도 있지만, 사업가라고 본질적으로 이야기하면 대화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몇 가지 단어에 꽂히지 않고 범주화만 할 수 있다면 나를 굳이 어떤 인물에 투영시키면서 롤모델 삼지 않아도 됩니다. 어떻게 보면 나 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10억 슬로건을 걸든, 20억 슬로건을 걸 든, 범주화해서 보면 그냥 사업가, 또는 특정 액수를 외치며 사람들을 유입하는 마케터인 것뿐입니다.
앵커링은 돋보기 역할을 하고, 연상 네트워크가 24시간 무인 자판기처럼 앵커링을 자동화시켜주고, 범주화는 모든 것의 본질을 꿰뚫어 주는 아빠, 할아버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밸런스입니다.
어쩌면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연봉 10억이 아니라 나를 담을 수 있고 표현할 수도 있는 사업, 최소한 나를 지탱해주고 발전시켜줄 수 있는 지식, 새로운 관계, 연봉 1억, 아니면 단순히 나의 생각을 일깨워주고 긍정적으로 견인해줄 콘텐츠일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10억을 버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10억 버는 법을 따르지 않고 나만의 가치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10억을 버는 획일화된 방법에 갇히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걷다가 10억의 가치를 발견하면 10억을 번 것이나 다름이 없고, 내가 생각하고 꿈꿔왔던 삶이 10억이 있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그만큼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가능한 방법을 찾으면 10억을 번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승진을 해볼 때만큼 해보고 돈을 벌만큼 벌어본 사람들이 건강을 잃거나 번아웃을 경험하고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은 그동안 좇았던 부와 명예의 기회비용으로 잃어버렸던 가치 계산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범주화를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나무만 보셨다면 이제 숲도 볼 때입니다.
결론입니다.
오래전부터 그래 왔듯이 앵커링, 프라이밍, 연상 네트워크를 통해 계속해서 세상은 새로운 것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트렌드를 선도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는 두 종류의 사람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가치를 생각하고 생산하는 사람과 남의 생각을 팔로우하는 사람 말입니다. 그리고 남의 생각을 팔로우하는 사람은 자발적, 비자발적 앵커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 가지만 기억하십시오. 진짜 가치는 변하는 것에 있지 않고, 세월이 지나도 불변하는 진짜 이치에만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포커스의 핵심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라. 그리고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네가 원하는 것을 얻어라." 마케팅 전략도 이와 같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변하지 않는 가치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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