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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우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쾌락주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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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빠져들게 하는 두 가지 이론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클루지, 정리하는 뇌와 같은 책들의 특징은 마치 뇌를 컴퓨터 부품의 일부처럼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에 따라 매뉴얼대로 진단하고 처방하기 쉽도록 만들면 되기 때문인데요. 그 처방법과 진단에 대해서는 먼저 증명하고 말한 사람이 저작권을 가지게 되고 쉽게 사업화도 할 수 있습니다.

 

절대 신의 존재 앞에서 무력한 인간을 이야기하는 창조론에서 벗어서나 진화론을 바탕으로 하면, 우등한 개인이 비법과 노하우로 대중을 선동하고 manipulate 하는 것을 설명하기가 쉬워집니다. '차라리 솔직해져라'라고 말하면서 돈, 섹스, 명예처럼 대놓고 본인의 속내를 말하는 것이 선한 영향력이라고 말하면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위선보다 낫다는 논리는 쾌락주의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비즈니스의 비밀'이란 책에 보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객 관련 대처법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는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은 고객을 마치 무슨 평균 이하의 집단 또는 동물처럼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진화론을 바탕으로 한 클루지적 세계관에서는 10억을 벌지 못하고 궤도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을 열등한 사고와 행동을 하는 인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우등한 사람들이 하는 말에 더 귀 기울이도록 동기 부여하고, 돈, 섹스, 명예만을 좇는 것이 오히려 더 성공에 가까운 결과로 연결시켜준다는 공감대를 만들기도 쉽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표본을 대중으로 확장시키기도 용이해집니다. 인간의 욕구와 딱 맞아떨어지는 키워드들과 대세인 솔직한 코드를 입혀 목소리를 높이는 이런 말초를 건드릴 수밖에 없는 화법이 대중에게 먹히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인터넷이 발전한 후 지식과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우리가 사회시간에 들어봤던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아노미 현상이 생겨버린 것이죠. 

 

1400년대 중반 인쇄술이 도입되면서 보다 더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시대에 도래했을 때 에라스뮈스는 이렇게 비난했다고 합니다. "인쇄기의 개발로 인해 세상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중상모략으로 가득하고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불경하고 미친 내용으로 가득한 책들아 넘쳐날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인쇄기로 인해 인간성이 결여된 야만시대로 다시 돌아갈 것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입니다. 데카르트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동안 쌓여온 책들은 모두 무시하고 자신의 관찰에 의지하라"라고 말입니다. 

 

고급 지식이라고 말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해서 지식을 팔거나 유튜브, 클래스 101 같은 플랫폼에서 돈 버는 법이나 성공하는 방법들을 말하는 것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이처럼 넘쳐나는 정보와 책에 대해서 데카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설사 책에 모든 지식이 담겨있다 한들 그것이 수많은 쓸모없는 것들과 뒤섞여 있고, 또 저렇게나 엄청난 양으로 아무렇게나 쌓여있다면 잡동사니 속에서 유용한 것을 고르는데 노력을 들이는 것보다 차라리 자기가 직접 알아내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럼 돈, 섹스, 명예, 이 3가지 키워드의 함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누구도 인간의 기본 욕구와 관련 있는 이 키워드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돈, 섹스, 명예는 마치 칼 같아서 신용, 결혼, 공동체라는 칼집에 있어야 안정적이고 남을 함부로 베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할 요소들이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마음대로 각색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애니메이션 모아나에서 테피티의 심장을 있어야 할 자리에 두지 않고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의 욕구를 나열하면 분명 돈, 섹스, 명예 이외의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키워드 돈, 섹스, 명예에만 집중한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선별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확증편향입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욕구를 다 말하지 않고 오천만을 타깃으로 모두에게 해당될 만한 자극적인 것들만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중요한 욕구들은 배제된 것입니다.

 

결국 이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역시 관심, 비즈니스 유도일 가능성이 큽니다. 선한 영향력을 행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깊이 들여다보면 '너도 다 똑같아 위선 떨지 마'라는 것으로 프레이밍을 하는 것은 죄에 대한 기준과 인간 본성에 대한 본질적 시각 차이, 세계관 차이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선한 영향력 뒤에 숨기고 있는 거대한 욕심과 잠정적 위선자라는 이름표를 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위선자라고 까지 말하는 이유는 스스로 선의 범위를 정하기 용이하게 하고, 위법한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돈으로 만들기 쉽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국은 이것을 통해 경제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순수한 의도로 어떤 일을 잘하게 되거나 창의적인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는 사회구조와 분위기를 저해합니다. 왜냐하면 경제적 자유라는 이름으로 온갖 방법과 공략법을 고급 지식 화해서 판매하고 광고하는데 어떤 사람이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걸으면서 요동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방송국 PD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프로그램 기획과는 다르게 히트 쳤던 방식으로만 프로그램을 만들고, 계속해서 그렇게만 한다면 후배 PD들도 잘 나가는 공식만 따라가게 되고, 획일화가 되어 어느 방송을 틀어도 식상함이 묻어나서 시청자들이 지상파 방송을 떠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결국 산업은 죽습니다. 

 

얼마 전 은퇴한 농구인 하승진 선수가 한국 농구가 얼마나 80년대 식으로 이기는 농구만 하는지, 그래서 선수들을 얼마만큼 혹사시키는지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전태풍 선수도 합세를 했죠. 선수 생명과 발전을 위해서 휴식 시간을 충분히 두어 개인 스킬 연습이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말입니다.

 

또한 팀의 우승만 강조하며 이기기 위해 정해진 패턴의 농구를 하는 실태를 꼬집었는데요. 드리블보다 패스 위주로 골 밑에서는 외국인 용병에게만 안전하게 패스, 그리고 수비 위주로 힘들게 이렇게 말입니다. 결국 이렇게 감독의 면이 서는 실적 위주의 이기는 플레이를 위해서 게임이 전개됨으로써 경기가 노잼으로 흘러가면서 관객이 떠나가고, 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서 티켓 장사도 안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은 간단합니다. 감독이 잘리는 걱정 없이, 이기는 농구에 관계없이, 선수들 각자의 개성을 바탕으로 모두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농구 문화를 만들면서 팀을 만들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너무 실험적이고 모험 천만 해서 쉽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스템화, 공식화가 좋은 말 같지만 모두가 돈만 좇아가게 되는 노잼, 노도덕, 노인간성 등으로 가치관이 오염되고, 사회 전체가 회복 불가능한 딜레마에 빠지기 쉬운 것입니다. 

 

"선한 영향력? 그거 돈 못 벌어. 나처럼 해야 돈을 벌지. 너무 열심히 살지 마. 그거 다 근로수당 받는 월급쟁이들이 하는 사고방식이야. 나처럼 사업해야지."

 

무자본으로 똑똑하게 라는 논리를 펼치는 이유는 사람의 깊은 내면은 다 더럽고 이미 때가 묻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든 인간은 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팩트입니다. 하지만 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서 죄스러운 행동을 꼭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왜 굳이 인간을 돈, 섹스, 명예에 국한시키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은 위선자라고까지 이야기했을까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는 쾌락주의는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간은 자유 의지에 의해 행동을 하는데 그 행동들은 대부분 인간욕구, 식욕, 성욕 등을 위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기가 어렵습니다. 쾌락주의의 논리적 강점을 끌어와서 주장에 힘을 실은 것입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는 자유 의지에 대한 맹신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주변의 암시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합니다. 이 때문에 고학력, 스펙을 가져도 사이비 종교에 빠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예일대학교 사회 심리학자인 존 바그 박사는 우리 주변에 미묘한 암시들이 어떤 식으로 보이지 않게 우리의 행동을 조종하는지 연구했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교묘한 방식으로 우리를 조종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리고 있다."

 

'무슨 말을 하든 내 선에서 거를 수 있어'라든가 '건강한 선에서 들을 건 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가, 쾌락주의를 바탕으로 한 무적 같은 논리에 처참히 무너지는 것입니다. 반박할 거리도 찾지 못한 채 쾌락주의 마케팅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한 실험에서 자신의 충동 억제 수준이 높다는 가짜 결과 보고를 받은 사람들에게 커피와 담배라는 영화를 보여 주면서 흡연하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30%가 실패를 했습니다. 반면에 충동 억제 수준이 낮게 나온 진짜 결과를 받은 사람들은 영화를 본 후에 좀 더 현실적인 수준을 선택했고, 실패율은 11.5%에 그쳤다고 합니다. 

 

결국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사업의 실질적 후기가 확인이 되지 않더라도 속는 셈 치고 해 보자는 결론으로 컨설팅을 받거나, 콘텐츠를 소비하고, 서비스를 받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본인의 자유 의지에 믿음을 두고 결정하게 된 이 선택의 문제점은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요구를 할 수 없다는 무력함에 있습니다. 이를 간단히 말하자면, 매튜 허드슨이 말한 것처럼 '자유 의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형성되면 모든 일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원리와 같습니다. 나도 누구처럼 돈 벌어보려고, 성공해보기 위해 쾌락주의와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소비했기 때문에 실제로 얻는 것이 없거나, 높은 비용에 대한 확실한 결과가 없음에도 자신을 탓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오컴의 면도날 법칙이 적용됩니다. 어떤 현상에 대한 두 가지 설명이 있을 때, 간단한 쪽을 선호하게 되는 법칙입니다. 서비스에 대하여 내가 기대했던, 광고에서 들었던 대로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나보다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고, 바쁘고, 학식이 높은 서비스 제공자에게 탓을 돌리고 컴플레인을 하는 것보다 아직 그에 비해 성공하지 못한 영향력이 적은 나의 탓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간단한 것입니다. 그렇게 계속 나의 탓으로 돌리고 입 다물고 가는 경우가 더 많죠. 실제로도 대부분 과학자들이 이 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의 사업에 대해 뭐라고 욕을 하거나 안 좋게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글을 당당히 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지금 세대는 -ism, 무슨무슨 주의가 가득한 포스트모더니즘이 가속화된 하이퍼 모더니즘 세대입니다. 모두를 아우르는 절대 진리는 없고, 어떤 것이든 신념화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같은 층에 살지만 이웃이 되지 못하고, 모른 체하고 사는 사람처럼, 친구라고는 하지만 경쟁에서 이겨야 할 상대일 분이고,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세대 격차 때문에 유리막을 둔 것처럼 서로 고립되기 쉬운 상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쾌락주의는 인간의 사회적인 요소와 다른 요소들을 배제시키고 돈, 섹스, 명예와 같은 것에 초점이 맞춰지도록 시야를 좁힙니다. 게다가 편의 위주의 판단을 하도록 인도합니다. 검색 기반으로 구성된 인터넷, 개인주의, 편리성을 조합하면 돈 버는 법, 머니 플렉스, 람보르기니를 보여주는 마케팅이 먹히고, 온갖 공략집들이 고가에 판매되어도 구매 유도가 충분히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공략법이나 노하우들을 찾고 구매하는 것의 가장 큰 우려점은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곧 행복을 추구하는 것인 것처럼 사고함으로써 인간의 사회성을 배제한 편협한 개인주의적 사고로 인해 쾌락주의로 빠져들기 쉽다는 점입니다. 제한 없는 이 욕망의 추구는 우리의 욕구를 더 부채질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둔하게 합니다. 유튜브 단기 떡상, 인생 공략집, 성공비법, 돈 버는 비법 등 단계적으로 많은 양의 쾌락을 위해 장기적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쾌락주의가 가속화되고 극단적 쾌락주의가 되면 행복과 상관관계가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돈은 행복이다'와 같은 공식처럼 말입니다. 그럼 장기적으로 쾌락주의만 좇게 되고, 스스로를 속여서 본인이 타고난 다양한 감각을 둔화시킬 수밖에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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